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두고 한 고민
개요
이 문서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꿈)을 추구해야 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에 집중해야 할지에 대한 나의 고민을 담고 있다.
서론
2025년 초, 나는 긴 겨울방학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공부하고 농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농구를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굉장히 재미있었고 더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늦게 시작한 만큼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개발이라는 본업보다 취미인 농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내적 갈등이 생겼다. "만약 내가 개발보다 농구를 더 좋아한다면, 개발을 직업으로 삼는 게 맞을까?" 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농구를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뿐이었기 때문이다.
- 프로 농구 선수로 도전해 리그(예: KBL)에 입단하기
- 농구 코치나 기술 트레이너가 되기
하지만, 내 상황에서 두 가지 모두 큰 한계가 있었다.
-
프로 농구 선수가 되기
-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나는 이미 18살이라, 프로를 준비하는 유소년 선수들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 신체 조건도 프로 평균에 비해 부족하다.
-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운동을 잘하는 유전자도 아니고, 주변에도 나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나는 이미 수년간 개발자를 준비해 왔고, 부모님도 여기에 많은 투자를 하셨다.
-
농구 코치나 기술 트레이너가 되기
- 한국에는 농구 코치나 트레이너가 매우 적다. 자격을 따기 위해서는 종종 미국에서 훈련을 받아야 하고, 높은 수준의 운동 실력이 필수다.
- 무엇보다 나는 농구를 가르치는 것보다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들로, 나는 개발에 집중하고 농구는 취미로 즐기기로 했다.
본문
그 결정을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고민이 다시 찾아왔다.
그 계기는 바로 이 영상이었다:
유튜브 링크: 남들보다 시간을 2배로 쓴 남자. - 동기부여, 코비 브라이언트
4:36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렇게 말한다:
"매일 아침 스스로를 설득해야만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직업을 바꾸는 걸 고려해야 한다. 그건 곤란하다. 나는 매일 아침 훈련하러 나가는 게 즐거웠다."
그 말을 듣고, 지난 겨울방학을 돌아보게 되었다. 개발 공부를 할 때는 종종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야 했다. 하지만 농구를 위해서는 아침 6시에 자연스럽게 일어나 체육관에 가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이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덕업일치는 현실적인가?
다시 고민을 꺼내면서, 이번에는 더 진지하게 접근해 조사도 해봤다. 나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 취미가 직업이 되면, 여전히 즐길 수 있을까?
결론은 사람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가수 아이유는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가 되었지만, 직업이 된 이후로는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반면 워렌 버핏은 매일 “출근길에 탭댄스를 출 정도”로 즐겁다고 말했다.
이것만 봐도 이 문제는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생각에, 덕업일치가 가능한지는 여러 개인적 요인에 달려 있다. 그 일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행복에 얼마나 민감한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맞닥뜨릴 어려움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결론
고민 끝에, 나는 개발을 본업으로 두고 농구는 취미로 하기로 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농구를 직업으로 만들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 시작한 이후로 내 삶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고, 이제는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농구를 직업으로 삼을 만큼 사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 친구들도 나만큼 농구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말은 내가 생각보다 더 깊이 빠져있는 건 아니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게다가, 가끔은 농구를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나는 이런 고민이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게 내 소명인가, 내 성격에 딱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명확한 의사결정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간단한 규칙을 만들었다. 선택지는 단 두 가지뿐이다.
- 실패하더라도 시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면, 그 길에 올인한다.
-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길을 유지하고 다른 일은 취미나 세미프로 수준에서 즐긴다.
결국, 진짜 재능이 있다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길거리 농구를 하다 스카웃된 NBA 선수들처럼, 기회는 몸을 던져 활동하는 사람에게 온다고 믿는다.
마무리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과 ‘덕업일치’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 때마침 개발에 살짝 지쳐 있던 시기에 농구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있었기에, 이 두 흐름이 겹쳐 이런 생각을 할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물론 이런 문제는 한 번 고민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평생에 걸쳐 여러 번 되새기게 될 주제다.
그렇지만, 이번 경험 덕분에 이런 생각이 들 때 대처할 나만의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잊지 말자. 기회는 항상 행동하는 사람을 따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로 멈춘다.